'랄랄라 하우스'에 해당되는 글 16건

  1. 2009.02.10 강은영의 '오월의 노래'
  2. 2009.01.09 재가 되었네 (1)
  3. 2007.10.24 New Trolls - 'Concerto Grosso: The seven seasons' (1)
  4. 2007.09.02 주형기 & 알렉세이 이구데스만 - A Little Nightmare Music (1)
  5. 2007.08.23 사랑은 봄비처럼 이별은 겨울비처럼 (1)

강은영의 '오월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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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하게 정원을 가꾸던 한 할머니가 있었다. 

어느날 개발의 불도저에 이 정원의 나무와 꽃과 새들이 사라졌고,
할머니와 그녀가 정원속에서 찾았던 여유와 상념의 시간마저 사라져버렸다.


할머니가 살았던 시절에
정원에는 꽃들이 피어 올랐지
세월은 흐르고 기억만 남았네
그리고 네 손엔 더 이상 아무것도 남지 않았지

할머니가 살았던 시절에
가만히 귀를 기울이면
나무위에 가지들이, 가지위에 나뭇잎들이
나뭇잎 위에 새들이 노래했었지

누가 할머니를 죽였나?
세월인가? 아니면 무심한 사람들인가?

불도저가 할머니를 죽이고
꽃밭을 짓밟았지
새가 노래할 곳은 이젠 없어
이게 당신 마음에 들기 위한건가?



60~70년대 프랑스 대중문화의 변혁을 주도했던 Michael Polnareff의 노래다.

이 곡 Qui A Tue Grand Maman은 프랑스 한 재개발 지역에서 자신의 정원을 지키기 위해 저항하다
목숨을 잃은 어느 할머니를 추모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이 노래는 한국에 소개되면서 좀 더 섬뜩한 가사로 바뀐다.
할머니의 죽음이라는 가슴시린 테마는 5월의 광주로 개사되면서 비장한 이야기를 다룬다.

원곡이 잔잔한 애상을 읊조렸다면, 개사곡은 분노를 떨치고 일어나자는 선동성이 가미된다.
잔잔한 서정미가 돋보였던 곡은 국내로 들어오면서 주먹을 내지르며 거칠고 힘있는 멜로디로 불리워졌다.
특히 노래가 끝날 무렵 외치는 피! 피! 피!
 
30년가량 지나다보니 이제는 많이 잊혀져 노래제목 그대로 '5월의 계절노래'가 됐지만...






재즈가수 강은영이 새롭게 이 노래를 해석했다.

프랑스 원곡과 한국식 민중가요에 재즈의 선율을 덧붙였다. 재즈의 태생이 블루스에서 비롯됐고,
본래 블루스가 아프리카에서 이주한 흑인노예들의 노동가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재즈와 민중가요가 섞이기 어려운 장르만은 아니니라.

하지만, 우리에게 재즈와 민중가요는 마치 와인과 막걸리처럼 그 이미지가 많이 다르다.
어쩌면 이 노래가 한참 학생운동과 민중문화 운동이 활발한 시점에 나왔다면 꽤나 말이 많았을 수도 있었을 듯 싶다.
 
다행히 강은영은 최대한 원곡의 멜로디와 가사가 주는 처연한 서정미를 살려 노래를 부른다.
그리고 그 뒤를 조용히 따라가는 피아노 반주와 브러시 스네어드럼, 코러스도 원곡의 애상을 조금도 상처내지 않는다. 
이렇게 원곡과 재즈풍의 개사곡이 이어서 흐른다. 
후미에서는 마치 할머니의 죽음과 광주의 죽음에 대한 증오가 하나로 살아나는 듯 약간 격한 분위기로 끝을 맺는다.  

과거 돌먼지와 최루가스 속에서 불려지던 오월의 노래는 이제 투쟁과 저항의 겉옷을 벗어버리고, 애잔한 서정으로 남았다. 
상처를 벗고 새 살이 돋아나 듯... 그 위에 얹혀진 부드러운 재즈선율은 부담이 없다.

이렇게 원곡과 개사곡과 재즈가 하나로 만나 아름다운 노래 하나가 탄생했다.


2008. 2. 8., Posted by Sweetp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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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가 되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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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가 되었네  나뭇잎

재가 되었네 옛 추억

재가 되었네  그 여자

재가 되었네  내 사랑

재가 되었네  붉은 입술

재가 되었네  검은 꽃

재가 되었네  이발소도

재가 되었네


독특한 가사의 노래다.
곡은 포크가수 손병휘가 지었고, 맑은 목소리 박강수가 불렀다.


가사내용이 웬지 그로테스크하다.
큰 화마로 온마을이 잿더미가 되거나, 화산이 터지고 난 후, 하늘 가득 재가 흩뿌리는 장면이 연상된다. 가사 내용에 반해 박강수의 목소리는 맑고 티가 없다. 그런 부조화가 더 기분 나쁘다. 가사를 따라 반복하는 리듬은 웬지 중독성을 느끼게 한다.



'보길도 시인' 강제윤에게 이 시의 배경을 물었다.

'재가 되었네'는 시인이 고향 보길도에서의 오랜 생활을 정리하고, 섬을 떠나 여행자로의 삶을 출발하려던 시점에 쓴 시다. 

시인이 운영하던 찻집 '동천다려'(지금은 수도원이 됐다)의 구들방 아궁이앞에 주저앉아 홀로 불을 지필 때, 붉은 기운을 잃고 푸석푸석 재가 되는 장작들을 바라보며 지었으리라.

그가 사랑했던 보길도의 자연과, 사람들, 붉은 동백꽃, 그리고 마을들을 떠나며 이제 흑백사진처럼 흐릿한 추억들을 '재가 되었다'고 읊조렸던 듯 싶다.























시인에게 이별은 결국 한줌 재처럼, 돌아올 수 없는 과거와, 전생이다.


"어제의 나는 오늘의 나와 같지 않다. 내일의 나 또한 오늘의 나와는 다를 것이다.
 어느 한순간
도 같은 나는 없다. 그러므로 어제의 나는 오늘 나의 전생이다.
 내일의 나는 오늘 나의 후생이다."



지금쯤 시인은 재가되어 흩뿌려진 전생을 떠나, 현생과 후생이 기다리는 어느 작은 외딴섬을 떠돌고 있으리라.


(사진은 작가 노동효씨의 블로그에서, 음악은 강제윤시인이 동천다려와 동천다려 사람들을 위해 드린 헌정앨범 '섬 - 시인의 노래, 2005'에서 빌렸습니다.)

 
2008, 12, 31., Posted by Sweetp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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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1.19 12:14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New Trolls - 'Concerto Grosso: The seven seas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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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Seven Seasons



대학 1학년때로 기억된다.

종종 한 동네에 살던 대학선배 집에 밤늦게 싸구려 샴페인 한 병을 사들고 가서 새벽 어스름에 돌아오곤 한 적이 있었다.

그 선배와 나는 내내 술만 홀짝거릴 뿐 마약중독자처럼 밤새도록 음악에 취해 몽롱해있곤 했다.

그 형이 보유한 놀라운 라이브러리는 늘 부러움과 존경의 대상이었고, 그중에서 정말 안듣고 견딜 수 없는 앨범들은 신문로나 명동, 신림동, 압구정동의 원반가게를 뒤져 사곤했다.

점심값과 용돈을 아껴모은 돈으로 그 당시 일반 국내 라이센스 앨범의 열 배, 때론 그 이상되는 거액을 지불하고 구입한 수입앨범을 손에 쥐고 돌아올 때는 그 흥분된 마음을 가누기 힘들었다.
아마도 그렇게 사모은 이태리, 영국, 프랑스의 아트락 LP앨범들이 불행하게도 지금은 내 방 한귀퉁이에서 테이블에 올라갈 날을 기다리며 숨죽이고 웅크리고 있다.


New Trolls의 'Concerto Grosso Per 1.'(71년 발매)

내가 손에 넣은 최초의 수입앨범이다. Adajio로 유명했던 이 앨범은 족히 1천번은 더 들었을 것이다. 나중에는 혹시 앨범이 상할까 염려되어 음질이 좋지않은 백판을 주로 들으면서 친구가 올때나, 모처럼 의미있는 날이라고 생각될 때만 원반음반을 꺼내들던 기억이 난다.
 
이 후, 이 앨범의 라이센스가 발매되고, 어느 드라마에선가 Adajio가 삽입곡으로 사용되면서 이 곡은 삽시간에 인기곡으로 일반화되었고, 나는 그렇게 길거리를 지나며, 또는 커피숍에서 흔히 들을 수 있을 정도로 상업화, 대중화되는 것을 내심 마뜩치않아 했다.

하지만, Per 1 못지않게 감동적인 'Concerto Grosso N.2(76년 발매)'가 있었다. 이 앨범에 담긴 'Andante'와 'Let It Be Me'를 비롯한 모든 곡들이 Per 1의 곡들 못지않아 큰 위로가 됐다.(이후 'Let It Be Me' 또한 어느 CF에 사용되면서 유명한 곡이 됐다.) 그 이후에도 New Trolls 음반이라면 뭐든 닥치는 대로 사모았을 만큼 New Trolls는 내가 흠뻑 빠져있던 아트락의, 아니 나의 20대에 빼놓을 수 없는 신화적인 존재였다.

지금도 가끔씩 이태리 특유의 된발음으로 부르는 'To die, to sleep, maybe to dream...'을 들을때면 그 시절 소름돋도록 피어오르던 감성의 편린들이 다시금 살아나곤 한다.


그런 New Trolls가 31년만에 3번째 Concerto Grosso를 발매했다. 이미 할아버지가 다 된 나이에 말이다. 새 협주곡 음반은 'Concerto Grosso: The Seven Seasons'로 명명됐다.

리더인 비토리오 데 스칼지의 쓸쓸하고 염세적인 목소리에 록과 클래식의 십자포화, 고막을 간질이는 챔발로 음향과 일사불란한 보컬 화음 등 뉴트롤스를 특징짓던 요소들이 놀라울 정도로 고스란히 살아있다.

Per 1와 N.2와 비교한다면....글세... 내 귀의 감성이 많이 닳아져 버린 탓일까.
예전에 느끼던 흥분이 고스란히 되살아나지는 않는다.

다만, 락의 비트와 어우러지는 어쿠스틱 바이올린과 첼로, 챔발로의 소리, 그리고 정감있게 들리는 비토리오의 이태리어 발음, 무엇보다 오래전에 들려주던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멜로디가 무척이나 편안하게 다가온다. 아울러 국내 라이센싱을 시완레코드가 했다는 것도 반가왔다.
(아직도 살아있다니... 그 생명력과 한결같음이 고마울 따름이다.)

개인적으로는 올 초에 있었던, 처음이자 마지막이었을 성 싶은 그들의 내한공연을 보지 못한 아쉬움을 이번 앨범으로 달랠 수 있었다.

New Trolls를 기억하고, 사랑하는 분들에게 권해드린다.  


uadro New Trolls


(2007. 10. 22., Posted by Sweetp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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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달콤 2009.04.21 09:01 address edit & del reply

    뉴트롤스는 올 9월 11일 어쿠스틱 공연, 12/13일 정상급 오케스트라와 대규모 합동공연을 한다네요.

    서울 아트록 페스티벌 카페에서 (cafe.daum.net/sarf )

주형기 & 알렉세이 이구데스만 - A Little Nightmare Mus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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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음악가로서의 화려한 배경을 넘어 다양한 장르와의 교류와 융합을 통해 새로운 음악과 퍼포먼스를 창조하는 피아니스트 주형기.

2002년 팝스타 빌리 조엘과 공동으로 작업한 크로스오버 음반이 주목을 끌면서 ‘피아노 맨’이라는 애칭을 얻기도 한 한국계 영국인 피아니스트 주형기(Richard Joo)가 러시아 태생의 바이올리니스트 알렉세이 이구데스만과 기상천외한 ‘음악쇼’를 펼친다.

클래식 음악계에서 이미 정상급 연주자로 평가 받고 있는 이 음악가들우리에게 잘 알려진 클래식의 명곡들과 음악가들의 일상을 소재로 시종일관 예상을 뛰어넘는 즐거움과 웃음을 준다.

바이올린의 거장 기돈 크레머는 “음악으로 만들 수 있는 가장 재미있는 쇼”라고 찬사를 보냈으며, 첼리스트 미샤 마이스키는 “이구데스만과 주형기는 음악의 거장일 뿐 아니라 코미디의 거장이다.’라고 칭찬을 아끼지않았다 한다.

지난 5월에 한국에서도 공연을 가졌지만, 놓치신 분들은 아래 동영상으로 이들의 유쾌하고, 기괴한 음악대담을 즐겨보시라....


 Rachmaninov had big Hands




I will survive




Piano Lesson




Riverdancing Violinist




Mozart Bond




(2007. 9. 2., Posted by Sweetp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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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김현이 2008.05.15 12:16 address edit & del reply

    piano lesson 1분 30초정도에서 주형기가
    연주한 곡 제목 이 뭐에요?
    많이 들어본 노랜데..
    아시는 분 좀 알려주세요
    furex@hanmail.net

사랑은 봄비처럼 이별은 겨울비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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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여름은 유독 비가 많다.
나는 다른 계절보다 여름에 내리는 비가 좋다.
한 번 내리면 시원스레 퍼부어대기 때문이다.

비오는 날 밤, 빗소리를 드문 섞어 들으면 딱 좋을 노래 하나 올려본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2007. 8.23, Posted by Sweetp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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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낭만시인 2007.10.09 19:21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이노래.. 가사도 좋고 선율도 참 좋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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