山寺의 裸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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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도 전등사 대웅전에서 처마를 받치고 앉아있는 나부(裸婦) 조각을 봤다.

좁은 지붕 밑에서 답답도 하겠거니와, 이고있는 처마 무게가 적쟎들 듯 하건만,
뭐가 즐거운지 히죽 웃는다.

이른 봄 산사를 찾은 객들이 반가워 웃고있나?

실바람에 풍경소리 뎅그렁...


범부 인생이라 뭐 다를게 있는가.

무겁고 고단한 업보의 삶을 이고진 채, 
오늘 짧은 즐거움에 히죽거리는 우리.

언젠가 저 여인네도 무거운 처마 내려놓고, 
이 산사를 어슬렁 떠날 날이 오겠지.


산 아래 내려와 힐금 산사를 올려본다.

아직도 빙긋거리고 있으려나.


2009. 3. 9., Posted by Sweetpee

 
후첨. 전등사 대웅보전의 전설.

고려시대 대웅보전 건축을 맡은 도편수와 사하촌(寺下村) 주모의 사랑과 배신에 얽힌 설화.
주모와의 사랑에서 쓴 맛을 보게된 도편수가 배신한 연인을 응징하기 위해
홀딱 벗은 몸으로 영원히 무거운 지붕을 떠받들도록 나부상을 조각해 넣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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