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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2.22 다자이 오사무의 '나의 소소한 일상'

다자이 오사무의 '나의 소소한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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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동안 다자이 오사무의 산문집 '나의 소소한 일상'과 씨름했다.

책을 읽는 내내 이 고약한 편집증적 이기주의자의 자기몰입을 이해하느라 머리아픈 시간을 보냈다. 
일부의 아포리즘들은 그냥 흘려보내야 했다.


'지난 반세기 간의 일본문학은 다자이 오사무에 대한 주석에 지나지 않는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작가. 요시모토 바나나가 존경하는 거장'
'20세기 일본의 젊음을 열광시킨 지독하게 순수한 에고이스트의 빛나는 아포리즘"

책의 표지와 띠지에 붙은 그의 소개를 무시하더라도, 전후 일본의 데카당스(무뢰파) 사조의 수뇌로써,
또한 그의 순수이성과 자기몰입을 추종하는 현대 일본 작가들에게 분명하게 각인된 그의 존재는 
가히 일본문학의 정수리라 하지않을 수 없다.


'나의 소소한 일상'은 역자가 붙인 제목이다.

이 책에는 그의 아포리즘적 성격의 대표적인 글들과 소설과 수필의 모호한 경계에 붙어있는 글들을 묶은
내용들로 채워져있다.

제목에는 '소소한'이라고 표현되었지만, 결코 미니멀한 우주관이나, 신변잡기적인 소소로움을 얘기하지 않는다.
다자이 그 스스로에 대한 끊임없는 고뇌와 자책. 주변적인 것으로부터 작가적 양심을 광적으로 보호하려는
극렬한 허무로 가득하다. 무겁고 때론 쓰라리다.

죽음과 자살에 대한 사유강제, 패전후 사회의 공포와 혼미에 대한 그의 두려움과 증오는 마치 분열증 환자들의
어휘인양 자신의 강렬한 체험과 숭고한 인상들을 표현하기에 언어가 결핍된 것처럼 보인다. 
이래저래 그의 언어는 낯설고, 다가가기 어렵다.

그를 통해 우리의 이상(김해경)을 반추한다.
현실을 수용하기 힘들어했던, 다소 소아병적으로 순수이성에 매달리려 한 천재적 열정과 문학적 진정성.
이상도 그러하지 않았는가.


문학이란 무엇인가. 삶과 철학의 시녀. 고통스런 사유가 잉태한 핏덩이. 절대 허무로부터 탈출하기 위한 기차표.
하지만 이미 되돌아가기에 너무 멀고, 목적지를 향해가기도 너무 먼 광활한 평원.
결국 쓰러져 모래바람에 덮혀진 작가의 고뇌들... 

리베르땅, 다자이 오사무를 찬양한다.
 
2009.02.23., Posted by Sweetpee



* 다자이 오사무 작가소개

1909년 아오모리현 쓰가루군의 갑부집 막내아들로 태어났다. 본명은 쓰시마 슈지.

어려서부터 아쿠타가와 류노스케에 심취하였고, 도쿄 제국대학 불문과에 입학하여 이부세 마스지에게 사사하였다.

자신의 집안이 고리대금업으로 막대한 부를 얻은 졸부라는 사실에 부끄러워하며 대학시절 좌익운동에 가담하기도 했다.

1930년 연인 다나베 아쓰미와 투신자살을 기도했으나 혼자 살아남는다.
1935년 ‘일본낭만파’에 합류하였으며 「역행」으로 제1회 아쿠타가와상 차석을 차지한다.
하지만 심사 결과에 불만을 품고 심사 위원이었던 가와바타 야스나리에 항의하는 글을 발표한다.

같은 해 맹장염이 복막염으로 병발, 입원 중 처방된 마약성 진통제 파비날에 중독되어 정신착란적인 문체를 선보이기도 한다.
이듬해 마약 중독 치료를 위해 정신병원에 강제로 수용되었으며, 이로 인해 큰 정신적 충격을 받는다.

이후 몇 년간 작풍을 전환하여 밝고 긍정적인 가작을 많이 남긴다. 1945년 일본 패전 후 사카구치 안고, 오다 사쿠노스케 등과 함께
‘데카당스 문학’, ‘무뢰파 문학’이라 불리며 패배감에 쌓여 있던 일본 젊은이들에게 열광적인 지지를 받는다.

1948년 6월 13일 연인 야마자키 도미에와 함께 도쿄 미카가의 다마강 상수원지에 투신한다.
다섯 번째 자살 기도였고, 다자이 오사무는 서른아홉의 짧은 삶을 마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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