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룡사 대웅전 기둥이 아름다운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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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칠고 투박함에서 아름다움이 베어나올 때가 있다.

안성 선운산 청룡사에는 휘어진 나무를 그대로 사용한 대웅전 기둥과,
이 절간 앞마당에 귀가 깨어지고, 상륜부가 사라진 퇴락한 석탑이 있다.  

정교함도 세련됨도 없지만, 텁텁한 아름다움이다.

도가의 무위사상을 담은 건축인지, 무기교의 기교, 무작위의 미(美)인지는 모르겠다.
어쩌면 도편수의 게으름, 어린 석공의 미흡한 돌기술의 결과일런지도 모른다.

하지만, 저 휘어진 기둥으로 수백년동안 무거운 서까래와 기와들을 이고오지 않았는가.
수백년간 저 흠결많은 석탑에 수많은 사람들이 불심을 다스리지 않았던가.

청룡사의 당우기둥이나, 석탑의 아름다움은 곧 그 세월의 아름다움이다.
세월은 무상한 돌멩이, 나무둥치에도 아름다움을 아로새긴다.


짧은 인생. 

사람 인생보다 오랜 피조물은 그것이 무엇이든 아름답다.
아름다움의 본질은 내것이 아닌데 있기 때문이다.
 

2009. 4. 7., Posted by Sweetp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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