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색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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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마다 때를 상징하는 색깔이 있다.
여름은 초록이요, 가을은 갈색, 겨울은 흰색이다.

봄은 무슨 색일까?
매화나 벚꽃놀이에 취한 사람은 흰색이라 할 것이고,
유채나, 산수유, 개나리꽃에 눈이 아픈 사람들은 노랑이라 하고,
철쭉이나 진달래꽃 놀이에 빠진 사람은 분홍이라 하겠다.
붉디붉은 동백의 자태를 보면 빨강도 빼놓을 수 없다.

그러고보니, 봄은 계절의 여왕답게 화려한 색깔로 몸치장하는 계절이다.


나는 설익은 봄이 좋다.
마치 화장을 하기전, 말끔히 씻은 얼굴로 거울앞에 앉은 여인처럼
갖가지 원색들의 향연을 앞두고 봄의 기운들이 대지를 녹이는 이맘때의 봄색이 좋다.

연노랑빛, 연겨자빛, 연홍빛이 군무를 추듯 겨우나무 위로 차분히 내려앉아 있다.
미세하고 흐릿하지만, 봄의 온기로 피워놓은 고운 빛깔이다.
오동나무, 버드나무, 굴피나무, 박달나무, 사스레나무, 단풍나무, 은사시나무, 굴참나무 등등,
수없이 많은 꽃과 나무들이 이리저리 몸을 움직여 만들어놓은 진정한 봄의 색이다. 

곧, 나무잎사귀는 푸르름을 자랑할테고, 봄산은 알록달록한 색의 자태를 맘껏 뽐낼 터이다.
이에 질세라 봄을 맞는 사람들의 옷빛깔도 산과 들을 물들일 것이다.

하지만, 나는 겨울의 어두움과, 봄의 화려함 사이에 낀 이 짧고도 화사한 계절이 좋다.
지구온난화 탓인지 간절기가 사라진 요즘에는 더욱 귀하게 느껴진다.


아지랭이처럼 하늘거리는 짧은 봄기운이 아쉬워 꽃도 사람도 없는 봄산을 찾았다.
안성의 선운산 계곡에서도 봄의 전령들은 흙을 뒤집고, 단단한 나무위로 봄을 입히고 있었다. 


 
2009. 4. 5., Posted by Sweetp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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